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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염

작성일 : 2004-09-23
* 이 원고는 시사여성주간지 미즈엔에 봄빛병원 산부인과 서동기 선생님이 
  기고하신 글입니다. 

질염 질은 자궁으로 들어가는 통로로써 외부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항상 감염의 위험성이 있는 곳입니다. 또한 가장 습하며 따뜻한 곳으로 균들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이 좋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강한 산성의 위액이 음식물을 
소독하듯이 질 내의 정성 세균총이 어느 정도의 산성(pH 4.5-5.5)을 유지함으로써 
곰팡이나 혐기성 세균들이 자라나지 못하도록 합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하여 이러한 균형이 깨어지게 되면 질염이 발생하게 됩니다. 여성에게 질염은 
평생 80%이상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입니다. 주원인은 
트리코모나스를 비롯한 원충류와 곰팡이균, 그리고 질 내의 세균총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이 모두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든다면 
너무 자주 질 내를 세척하든가 비데의 잘못된 사용, 탐폰이나 루프 등의 사용도 
모두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폐경 및 수유를 비롯한 호르몬 환경의 
변화도 질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질염은 간단하게 치료되며 후유증도 남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치료가 
늦어져 만성적인 질염이나 골반염 등으로 발전하게 되면 치료가 잘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불임 및 만성 골반통 등의 후유증도 남기게 됩니다. 그래서, 만약 
자각증상이 나타나면 되도록 빨리 치료해야 합니다. 또한 무증상인 경우도 
있으므로 정기 검진시 이에 대한 확인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외에도 임신 
중의 질염은 조산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질염의 종류는 트리코모나스를 비롯한 주로 성접촉에 의해서 전염되는 것과 
캔디다 등을 비롯한 곰팡이균에 의한 것, 그리고 질내 정상 세균총이 사라지고 
혐기성세균이 발생하여 생기는 세균성 질염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종류에 상관없이 질염의 증상은 유사한 경우가 많고 아예 무증상일 때도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의 감별진단이 필요하겠습니다. 

질염은 평상시의 습관과 상관이 있습니다. 잦은 질세척(Duche)이나 강한 
질세정제를 사용할 경우에는 오히려 정상 세균총인 유산균을 잃어버림으로써 
세균성 질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통기가 잘 되지 않는 속옷이나 꽉 끼인 옷을 
자주 입는 경우에는 곰팡이균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칸디다성 질염의 
잦은 재발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용변을 볼 때의 습관도 질염 뿐만 아니라 
방광염과 상관이 있습니다. 항문 주위의 균이 질이나 방광으로 옮겨져서 여러 
가지 염증을 유발하므로 되도록 질에서 항문쪽으로 닦는 습관을 들여야 하겠습니다. 
성관계시에 콘돔의 사용도 성접촉에 의해 생길 수 있는 질염을 예방할 수 
있으므로 권장할 만하겠습니다. 질염의 치료는 현재 거의 단 한번의 내원으로 
대부분 가능합니다. 하지만 완치를 확인하여야 하며 파트너를 동시에 치료해야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서의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미국에서 가장 
유병률이 높은 성병인 클라미디아가 급속도로 우리나라에서 퍼지고 있습니다. 
여성에겐 초기에 거의 무증상이지만 골반염과 자궁경부염 그리고 난관성 
불임의 중요한 원인균이므로 잦은 성관계가 있는 여성이라면 산부인과에 들러서 
이에 대한 확인이 한번쯤 필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