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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약물 복용

작성일 : 2005-02-11
* 이 원고는 봄빛병원 산부인과 한수연 과장님이 시사여성 주간지 미즈엔에 
  기고하신 글입니다. 

"임신인 줄 모르고 감기약을 먹었는데 어쩌죠?" "이 약 임신 중에 먹어도 아기에게 
괜찮은가요? 안 먹을래요." 몸이 조금만 안 좋아도 약을 먹어 빨리 낫고 싶어하는, 
다소 바람직하지 못한 약물 복용 문화 때문에 임신 초기에 임신인 줄 모르고 약을 
먹었다며 사색이 되어 외래를 방문하시는 산모들이 많습니다. 
그 중 에는 약 때문에 기형아를 낳을까 두려워 의사와의 상담과는 상관없이 
마음을 접고 오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또 기존에 있던 질병 때문에 잘 먹고 있던 
약을 임신을 했다고 해서 임의로 끊고 오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두 잘못된 
생각이죠. 신생아가 선천적 기형을 안고 태어나는 경우는 중증인 경우는 2%,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고 살아가는데 별 지장 없는 이상까지  합치면 4% 정도 
입니다. 이중 임신 중 약물복용이 원인인 경우는 10% 미만에 불과합니다. 또한 
수정란이 착상되고 2주 이내의 기간은 “All or None period” 라고 해서 약물에 영향을 
받지 않는 기간입니다. 혹 이 기간 내에 복용한 약물에 의해 수정란이 치명타를 
입게 되면 자연 유산이 되어버리지 결함을 지닌 상태로 자라진 않지요. 
임신 초기 복용한 약물이 있다면 약 이름이 정확하게 적혀있는 처방전 등을 
가지고 병원을 방문하셔서 약물의 임신 중 안정성에 대해 전문의와 상의하시면 
됩니다. 물론 임신 가능성이 있는 상태에서는 약물 복용에 신중을 기하거나 
의사에게 임신 가능성이 있음을 알리시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임신 전부터 
당뇨, 고혈압, 갑상선, 간질, 천식, 결핵 등의 병 때문에 정기적으로 약물을 
복용하시는 가임기 여성들이 많이 있습니다. 결혼을 하시거나 임신 계획이 
있으시다면 담당의와 복용하는 약물에 대해 상의를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가능한 한 임신 중 안전한 약물로 교체를 하는 것이 원칙이지요.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임신을 하셨더라도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약을 교체하시면 
됩니다. 가장 우려하는 상황은 약을 중단하면 질병이 악화될 수 있는 상황에서 
‘나 하나 참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산모 임의로 약을 복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산모의 건강 뿐 아니라 태아의 건강까지 해칠 수 있으니까요. 건강한 모체에서 
건강한 태아가 자랄 수 있는 것이므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약물 복용으로 
질병을 잘 조절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약물은 생각보다 그리 해롭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임신 초에 약물을 복용하였다 하여 무조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