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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접종이 늦어졌어요?
* 이 원고는 시사여성주간지 미즈엔에 봄빛병원 소아과 최석민 과장님이 기고하신 글입니다.
예방접종이 늦어졌어요?
외래에서 예방접종을 하다 보면 예방접종 수첩에 기록된 날짜보다 늦어진
경우 상당히 걱정을 많이 하는 보호자들을 종종 접하게 되는데,
이때 “되도록이면 적혀진 날짜에 하면 좋지만 꼭 그날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며 지금 해도 괜찮습니다.” 라고 하면 그때서야 안심을 하는 보호자들을
만나게 된다.
병원에서 적어 주는 시기보다 더 늦게 접종을 하는 경우 대부분 문제가 없다.
늦더라도 꼭 해주는 것이 중요하며, 이 경우에 최소한의 접종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DPT 백신 및 소아마비 백신은 1차는 생후 2개월, 2차는 생후 4개월,
3차는 생후 6개월, 그리고 만 18개월에 1차 추가접종 (DPT백신만 접종),
만 4-6세에 2차 추가접종을 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2차 접종을 5개월에
한 경우 3차 접종을 7개월에 하면 된다.
또 DPT 예방백신의 만 4-6세의 추가접종은 접종시기의 범위가 넓어
혼란스러워 하기도 하고 깜박 잊고 시기를 놓친 경우를 가끔 보게 된다.
만 4세 이후에서 만 7세가 되기 하루 전까지 언제든지 해도 좋다. 하지만
만 7세가 넘을 때까지 접종을 못 한 경우에는 성인형 Td를 접종해야 한다.
성인형 Td는 2004년 중반 이후에 국내에 수입이 되어 이에 대해 잘 모르는
보호자들이 많은데, 성인형 Td는 파상풍과 디프테리아를 예방하기 위한
백신으로, DPT(Diphtheria, Pertussis, Tetanus)에서 디프테리아(Diphtheria)
백신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디프테리아 백신의 항원을 대폭 줄이고,
7세 이후에 필요 없는 백일해(Pertussis) 백신성분을 제외하고 파상풍(Tetanus)
백신은 그대로 둔 예방백신이다(따라서 편의상 대문자 D 대신에 소문자 d 로 표시).
Td의 접종 시기는, 4-6세 DPT추가접종을 실시한 경우, 만 11-12세에 접종을
해 주도록 권장하고 있다 . 성인의 경우 40세 이상으로 DPT접종경력이 없거나
파상풍의 위험이 큰 환경에서 생활하는 경우에 Td의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근래에 간혹 어떤 보호자가 “뇌수막염백신은 1세 이후에 한번만 맞히면
되지 않아요?” 하며 자신 있게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게 되는데, 이는
예방백신의 기본 취지를 이해 못했거나 아니면 그릇된 정보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 뇌수막염백신 (Hemophilus b influenza vaccine,
약어로 Hib 로 표기)이 소개되어 활발히 접종을 하게 된 것은 10년 내외로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의 자녀를 두신 분들은 자녀들에게 이 접종을 안 해
주었다. 또 만 5세 이후에는 접종을 할 필요가 없어, 접종을 안 했어도 5세
이후의 아동들은 문제가 없다. 그런데, 이 세균에 의해 뇌수막염에 걸려
생명을 잃는 환자를 목격하거나 생명은 건졌어도 심한 뇌신경장애의
후유증을 앓는 환자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백신의 중요성은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이 세균에 의한 뇌수막염은 1세 이전의 영아에서
주로 발병하므로 생후 2,4,6개월에 접종하고(6개월 스케줄이 없는 제품도 있음)
생후 12-15개월에 추가접종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DPT와
2,4,6개월에 동시접종을 하고 있으며 반드시 접종을 하도록 모든 아동들에게
필수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예방접종은 말 그대로 질병의 예방을 위한 것이다. 그 예방접종을 안 한다
하더라도 평생 건강하게 살 수도 있다. 우리들의 부모님들은 예방접종이 없는
시기에 출생하셔서 그 질환에 걸리지 않거나 또는 회복되어 오늘에 이르셨는데,
과거에는 질병으로 잘못되는 일을 겪는 것 또한 주변에서 다반사였다.
없어서 못하는 것과 있는데 안 하는 것은 다르다. 모든 예방접종은 그 나름의
필요성이 있어 개발되고 나라에서 접종을 권장하거나 허가를 해 주는 것이다.
모든 예방접종은 정해진 시기에 해 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하지만 조금
늦어진 경우라도 그 때라도 해 주면 된다. 예방접종과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
있을 때는 소아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해결해 나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