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백과
가장 소중한 우리가족의 건강을 지켜주는 봄빛 건강백과의 제안
불안, 감출수록 커지고 드러낼수록 작아진다
지진과 쓰나미, 원전 사고, 중동에서 들려오는 전쟁과 테러, 이어지는 사건과 사고….
보기만 해도 가슴이 조마조마해지는 대형 불안 사건들이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뭔가 큰 위험이 닥쳐오고 있다’는 막연한 초조감, 두려움, 나아가 공포감에
사로잡혀 일상생활에 지장을 겪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 같은 불안증은
불확실한 미래상황에 압도당해 마음이 혼비백산해 있는 상태 또는 초긴장 상태에
있는 것을 말한다.
서울대병원 정신과 류인균 교수는 “최근 일본에서 일어난 사건 뉴스를 보고
단순한 공포와 불안을 느끼는 것은 정상적인 반응”이라며 “그러나 이로 인해
일상생활이나 직장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불안감이
지속된다면 이는 병적 불안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오강섭 교수도 “불안은 인생에서 겪는 스트레스, 위협,
갈등 상황에서 느끼는 일종의 비상경보기”라며 “실제로는 별다른 위험이 없는데도
비상경보기가 응급상황을 알리며 잇달아 작동해 수시로 불안과 공포감이
밀려온다면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불안심리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이 균형을 잃고 내분비계통의
호르몬 분비에 변화가 일어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불안감이
생기면 신경질, 짜증, 두려움, 집중곤란, 혼돈, 초조감, 안절부절함 등의
심리상태와 행동을 보이며 두통, 발한, 허약감, 심계항진, 가슴답답함, 위장관
장애 등 자율신경계통의 문제가 동반된다. 손발이 차고 떨리며 감각이 무뎌지고,
뒷목이 뻣뻣해지며 두통•불면증이 생기기도 한다. 불안감이 심하면 그 불안한
상황을 미리 회피하려 들거나 상황에 맞닥뜨린 뒤에는 과도하게 반응하는 일이
빚어진다. 별것이 아닌데도 크게 두려워하고 최악의 사태만을 상상하기도 한다.
이런 병적인 불안상태를 불안장애라고 한다. 공황장애, 공포증, 강박장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급성 스트레스 장애, 범불안장애 등 다양한 양상으로 발현된다.
전문가들은 마음을 스스로 조절해 불안감을 완화시키거나 해소하는 방법으로
근육에 힘을 주었다 펴는 이완법, 심호흡과 복식호흡, 자기최면 및 명상, 규칙적인
운동 등을 추천한다. 또 흔히 선택할 수 있는 과도한 카페인 음료 섭취나 과음은
불안증을 오히려 심화시킬 수 있다며 피할 것을 권한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훈련도 필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 화병스트레스클리닉 김종우 교수는 “심호흡을
통해 부교감신경계를 자극하고 이완을 도모하면 심장이 안정적으로 뛰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아침 시간에 햇볕을 쬐면서 활동을 하는 것도 인체의 에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 태양이 뜨는 시간에 일어나고 해가 저물어 밤이 되면 잠자리에
드는 태양주기에 인체리듬을 맞추면 좋다. 불안감이 나타날 때 손바닥에 자극을
주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손바닥에는 심장에 관여하는 경락이 흐르기 때문에
손바닥을 꾹꾹 누르거나 비비는 등 자극을 가하면 불안감 조절이 가능하다.
특히 식욕이 떨어지면 의욕이 없어지고 무기력해지며, 마음도 약해져 매사에
불안증을 느끼기 쉽다.
그러나 불안감으로 인한 정신적•신체적 증세가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이고 노력에 의해 극복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났다면 인지행동치료,
약물치료 등이 필요하다. 전문의 상담을 통해 자신이 갖고 있는 불안증이
어떠한 것이며,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이해하면 그 자체로 어느 정도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
인천 황원준신경정신과 스트레스클리닉 황원준 원장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내적 갈등을 겉으로 자신있게 드러내고, 마음속에서 밖으로
내버리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의식적으로 감추려 하면 불안감이
오히려 심화될 수 있으므로 마음을 열고 감정을 행동이나 언어로 표현하고,
특히 심호흡이나 운동을 통해 불안을 떨쳐내는 게 좋다는 것이다.
출처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