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백과
가장 소중한 우리가족의 건강을 지켜주는 봄빛 건강백과의 제안
TV 끄면 건강도 되돌아온다
작성일 : 2005-03-24
나라 안팎에서 TV 끄기 운동이 한창이다.TV를 끄면 단절됐던 가족 간의
대화와사랑이 되살아난다는 취지에서다.그러나 TV는 건강에도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친다. 최소한 8가지 해악이 있다. 따라서 TV를 끄면 가족 사랑뿐
아니라 건강까지 되살릴 수 있다. TV의 8대 건강 해악 중 첫째는 비만의
위험성이다. 편안하게 소파에 앉거나 침대에 누워 리모컨으로 채널을 돌리며
TV를 시청하면 에너지가 전혀 소모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칼로리 과다를
초래한다. 뿐만 아니라 공중파 방송에서 공통적으로 거의 매일 소개되는
소위 맛있는 음식은 입맛을 자극한다. TV를 보며 먹는 간식은 곧바로
몸 속의 지방으로 축적된다. 1주일 TV 시청 시간이 평균보다 1시간 많을
때마다 비만 발생률이 2%씩 증가하며, 어린이의 경우 하루 2시간, 주부는
3.5시간 이상 TV를 시청하면 비만뿐 아니라 당뇨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었다. 둘째, 끊임없이 쏟아지는 재앙에 대한 TV 보도는 대중의
스트레스를 높이며 불안감을 가중시킨다. 자살에 대한 보도는 실제로
사회의 자살률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TV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비범한
삶은 보는 시청자들의 자존감을 약화시킬 수 있다. 매우 마른 탤런트나
모델의 등장이 신경성 식욕부진과 대식증 등 식이장애의 원인이 된다.
셋째, 폭력성을 조장한다. TV의 폭력물은 그 절대 양이 많을 뿐 아니라
내용도 비현실적이다. 예를 들어 주인공은 총을 맞아도 죽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현실에서는 그러나 공기총, 심지어는 장난감 비비총에 의해서도
생명을 잃거나 크게 다칠 수 있다. 이처럼 왜곡되고 비현실적인 폭력장면이
청소년들을 둔감화시키고 쉽게 폭력적이 되게 한다. 넷째, 선정적인
성적 행동이다. 감각적이고 쾌락적인 장면에 치우치다 보니 그 쾌락으로
인한 현실에서의 결과와 복잡성을 외면하는 경향이 있다. 성적 장면 중
책임성이 같이 등장한 것은 0.1%에 불과하다는 연구조사도 있었다.
TV에서의 충동적인 성적 장면은 사회의 성병 및 원치 않는 임신 등의
증가로 이어진다. 다섯째, 최근 TV 드라마에선 주인공들의 흡연과 음주
장면이 많이 줄었지만 방영되는 영화 속에서는 아직도 흔히 등장한다.
등장인물은 즐겁거나 괴로울 때 담배나 술에 의존하는데, 담배와 술은
등장인물의 심리상태를 가장 잘 표현해 주는 소품이 된다. 감수성이 강한
청소년들은 이를 보고 음주와 흡연을 시작한다. 여섯째, 학습능력을
저하시킨다. 학령기 아동에서 TV 시청 시간과 학교 성적과의 역(逆)
상관관계는 이미 잘 밝혀져 있다. TV가 학습능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은 뇌의 발달이 성숙되지 않을수록 크다. 이 때문에 미국 소
아과학회에서는 2세 미만의 TV시청 자제를 권장하고 있다. 일곱째, TV는
‘지금 당장’이라는 믿음과 가치를 심어주는 경향이 있다. ‘지금 바로 구입
하세요’라는 광고에서부터 짧은 시간 내에 문제 풀기를 강요하는 오락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힘들어도 참는 것보다는 지금을 즐기라는 유혹이
더 달콤하게 와 닿게 된다. 그래서 TV는 유행을 만들어 내는 총아가 된다.
효과가 전혀 밝혀지지 않은 건강식품이라든가 반신욕 등의 유행이 대표적인
예다. 건강은 평생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것인데 TV는 상품에서나 볼 수
있는 트렌드를 너무나 쉽게 만들어 낸다. 여덟째, TV의 건강정보는 질병
염려자를 양산한다. 물론 진짜 병이 있는 사람에게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게
하는 순기능도 있다. 그러나 질병의 가능성과 위험성이 대체로 과장되고 있어
실제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을 질병 염려자로 유도하는 결과를 낳는다.
진료실에서는 이러한 질병 염려자들을 안심시켜 불필요한 검사를 받지 않게
하려는 노력이 거의 매일 흔히 일어난다. 결론적으로 TV시청시간은 지금보다
훨씬 줄여야 한다.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을 때만 TV를 켜고 그
프로그램이 끝나면 바로 끄는 습관이 필요하다. 자녀들의 시청시간은 하루
1~2시간을 넘지 않도록 하고 가족이 함께 보는 시간을 따로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유태우·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