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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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속설' 얼마나 맞을까

작성일 : 2005-02-11
일가친척이 모이는 설 명절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건강이다. 
100세 장수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건강법, 저런 건강법을 
화제로 떠올리며 정담을 나누지만 회자(膾炙)되는 건강 속설에는 허점도 많다. 

1.아침 냉수 한 잔은 최고의 명약이다. 새벽 냉수는 장을 깜짝 놀라게 해서 
활발히 움직이게 만들므로 변비 해소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갑자기 찬 물을 
벌컥벌컥 들이켜면 위 경련을 일으킬 수 있어 천천히 마셔야 한다. 
과민성대장염 증상이 있거나 위와 장이 예민한 사람, 몸이 차고 소화기가 
냉한 사람은 설사가 나고 소화 장애가 생기므로 새벽 냉수가 해롭다. 

2.아침 사과는 명약, 저녁 사과는 독약이다. 사과 속 식이섬유와 유산균을 
키우는 팩틴 성분은 위장관 운동을 활발하게 해서 배변에 도움을 주므로 특히 
아침에 먹으면 좋다. 저녁에는 모든 음식을 적게 먹어야 하며, 사과도 많이 
먹으면 소화에 부담이 된다. 그러나 디저트로 먹는 사과 몇 쪽이 나쁠 까닭은 없다. 

3.운동을 많이 하면 빨리 늙는다. 운동을 하면 세포의 노화를 촉진하는 
유해산소와 유해산소를 무력화시키는 항산화 효소가 동시에 생성된다. 
때문에 적절한 운동을 하면 소화기·순환기가 활성화되고 노화도 억제된다. 
그러나 마라톤처럼 지나친 운동을 지속하면 과도한 유해산소가 발생해 노화가 
촉진될 수 있다. 

4.손발이 저리면 혈액순환이 좋지 않다. 손발이 저릴 때는 척추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디스크가 튀어나오거나 신경의 통로가 좁아지면 신경을 
눌러 손발이 저리게 된다. 빨래 등 집안일을 많이 하면 손목 인대가 
두꺼워져 손이 저리는 경우도 흔하다. 혈액순환 장애는 
뇌졸중·류머티즘성질환 등 손발이 저리는 여러 이유 중 하나일 뿐이다. 

5.위장병 환자는 죽을 먹어야 한다. 사람의 위는 무쇠도 녹일 정도의 
강산(强酸)을 매일 3ℓ 정도씩 분비한다. 아무리 딱딱한 음식도 위 속에선 
죽과 같은 상태가 된다. 위·십이지장 궤양으로 점막 출혈이 심한 경우엔 
잠깐 죽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그 밖의 경우엔 구태여 죽을 먹을 
필요가 없다. 

6.안주를 많이 먹어야 술에 덜 취한다. 안주를 많이 먹으면 위에서 
알코올 흡수가 천천히 진행되므로 훨씬 천천히 취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훨씬 더 많이 취하게 된다. 취기를 덜 느끼기 때문에 
자기 주량보다 술을 많이 마시기 때문이다. 취하는 것은 술 먹는 
속도와는 무관하며, 마신 양과 비례한다. 


7.간질환에는 미나리가 최고다. 미나리는 비타민이 풍부하고 해독작용도 
있어 간 기능에 다소 도움이 된다. 그러나 미나리 농축액은 농축액을 
처리하는 간에 부담만 줄 뿐이다. 간 기능이 약한 간 질환자는 미나리즙은 
물론이고 모든 농축액을 삼가야 한다. 도리어 병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8.저혈압도 고혈압만큼 위험하다. 저혈압이 건강에 해를 끼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중증 심장병 환자에겐 저혈압이 위험하지만 보통 사람에겐 
문제가 안 된다. 운동하는 데도 별 문제 없다. 흔히들 어지럼증·피로 등을 
저혈압의 원인으로 생각하나 대부분 무관하다. 그러나 앉았다 일어날 때 
어지러운 기립성 저혈압은 자율신경계 이상이므로 검진이 필요하다. 

9.열이 많은 사람에겐 인삼이 나쁘지만 홍삼은 좋다. 인삼은 열성(熱性)이 
강한 약재로 몸에 열이 많은 체질에게는 좋지 않다. 이런 사람이 인삼을 
복용하면 얼굴이 붉어지거나 입과 목이 마르거나, 눈이 충혈될 수 있다. 
홍삼은 찌고 말리는 과정에서 인삼의 약성이 감소됐고, 열성도 인삼보다 
많이 약하다. 그럼에도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10.고사리와 율무는 남자의 정력을 떨어뜨린다. 한방에선 고사리와 
율무를 ‘음기(陰氣)’가 강한 음식으로 분류한다. 실제로 고사리에는 남성 
호르몬 작용을 약화시키는 성분이 소량 들어 있고, 율무도 이뇨 작용을 
하므로 남녀를 불문하고 기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그러나 반찬이나 차로 
먹고 마시는 고사리·율무의 양으론 정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