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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내 아내가 우울증은 아닐까?
우리 엄마, 내 아내가 우울증은 아닐까?
우울증은 흔히 '마음의 감기'라고 한다. 하지만 감기를 무시했다가 큰 병으로 진행되듯이 우울증 역시 치료가 없으면 극단적인 상황을 겪을 수 있는 질환 중 하나다. 실제 최근 경기 침체로 인해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들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우울증은 열 명중 한 명에서 많게는 세 명 정도가 일생을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흔한 질병이다.
◇ 우울증, 여성이 2배정도 더 잘 생겨
우울증은 특이하게도 남성보다 여성에서 2배정도 흔하게 발생한다.
여성들은 생물학적으로 월경, 임신과 출산, 그리고 폐경과 같은 급격한 호르몬의 변화를 경험하는데 이와 같은 여성 호르몬의 변화가 우울증의 발생과 관련되는 것으로 보인다.
사회심리학적으로도 주부는 집안살림과 자녀교육, 남편 뒷바라지 등을 떠맡아 하는 경우가 많고 고부간의 갈등, 남편과의 불화 등 여러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특히 폐경기 전후로 여성호르몬이 줄어들거나 끊기면서 젊었을 때의 미모를 잃게 되고 뇌내 호르몬의 대사가 저하되며 드라마에서 흔히 나타나는 '시집살이'와 '며느리살이'를 통해서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기도 한다.
중년부부의 경우 자녀들이 군대에 가고 분가를 하면서 마치 빈 둥지를 지키는 어미새와 비슷한 신세가 되는 '빈둥우리 증후군'을 경험할 수도 있다.
◇ 우울증의 특징
특징적으로 우리나라 주부들은 우울증을 앓더라도 그 증상이 감정으로 표현되지 않고 대신 피로감이나 두통, 식욕부진, 위장장애, 통증 등의 신체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서양에서는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유교적 전통 때문에 감정표현을 억제하는 것이 미덕이어서 희로애락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고 경솔한 행동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즉 아내나 어머니, 며느리로써 힘든 일이 있어도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견뎌내거나 남편이나 집안의 어르신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일종의 덕목으로 생각돼 자체적으로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이다.
대부분의 주부들은 자신은 우울증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특성을 보인다. 실제로 많은 주부들이 이와 같은 증상의 원인을 신체질환으로 오인해 내과를 찾는 경우가 많으며 이로 인해 정신과적인 치료를 받는데 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게 돼 신체증상으로 인한 고통은 커지게 된다.
◇ 치료법
증상이 어떻게 표현되던 간에 우울증은 질병이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하고 치료를 받으면 호전이 될 수 있다.
비교적 가벼운 우울증은 규칙적인 운동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덜고 상담치료를 받으면 나아질 수 있지만 이런 일반적인 방법으로도 극복되지 않으면 그대로 방치하지 말고 정신과 전문의와의 상담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중등급 이상 우울증의 치료에서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찾아주는 약물 치료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많은 우울증 환자들이 약물 치료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 그리고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안전하고 부작용도 거의 없는 약물들이 현재 많이 개발돼 있기에 가족 등 주변에서 적극적인 치료를 유도해야 한다.
전남대학교병원 정신과 김재민 교수는 “주부는 가사를 책임진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주부의 건강은 가족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가 많다”며 “우울증에 대해서 개인은 물론이고 사회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바르게 알게 하고 올바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사출처: 메디컬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