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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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근육통
힘든 일 안 했는데도 삭신이 쑤시고 기억장애에 우울증까지… ‘섬유근육통’ 의심해 보세요
근육통, 피로, 수면장애, 아침강직, 인지 혹은 기억장애, 잦은 설사와 변비,
만성두통, 턱관절기능장애, 손발 저림, 무감각, 따끔거림, 근육경련….
모두 한 가지 병에서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이처럼 온갖 질병의 온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무려 50여 가지 증상을 동반하는 병이 있다.
이른바 ‘섬유근육통’이란 병이다. 환자수도 적지 않다. 유병률이
전 인구의 0.5∼5%로 추정될 정도이며, 30∼55세 여성 환자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이런 병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사실.
중앙대병원 류머티스내과 송정수 교수는 “오랫동안 몸의 이상을 느끼고
고통을 받았으면서도 진단을 받기까지 이런 병이 있는지조차 모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섬유근육통은 특별한 외부 자극이 없는데도
온 몸의 이곳저곳이 아프고, 힘든 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고되고 피곤함을
느끼는 병이다. 그러나 겉으로는 이상을 눈치챌만한 단서가 없으며 통증의
강도도 본인 외에는 알 수 없기 때문에 꾀병으로 치부되기 일쑤이다.
발병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모른다. 다만 호르몬•뇌 대사 작용의 이상, 면역학적
이상, 유전적 요인 등에 의해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고, 통증을 억제하는 신경전달물질은 반대로 감소해 사소한 자극이나
스트레스에도 통증을 심하게 느끼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통증은 주로 근육과 뼈, 인대가 이어지는 부분에서 발생하며 대개 목과
어깨 쪽에서 시작돼 다른 부위로 퍼지는 특징이 있다. 우리 몸에는 모두
18군데의 압통점(지그시 누르면 아픔을 느끼는 곳)이 존재하는데 섬유근육통
환자들은 이 같은 자극에 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송 교수는 “섬유근육통 환자의 약 10%는 통증이 심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돼 있으며, 90% 이상이 중등도 이상의 만성피로를
호소한다”고 설명했다. 수면장애도 섬유근육통 환자들이 흔히 겪는 증상이다.
특히 잠들기가 힘들고 자주 깨며, 이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기가 어렵다고 한다.
결국 환자들은 숙면을 취하지 못해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으며, 피로가
누적되는 악순환을 거듭하게 마련.
환자들마다 개인차가 심하고, 워낙 다양한 증상을 나타내기 때문에 다른
통증 질환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극복해야 할 숙제다.
류머티즘성관절염과 근막동통증후군, 만성피로증후군 등이 대표적이다.
류머티즘성관절염은 주로 손가락 무릎 팔꿈치 등 관절 주위에서 나타나며
통증 부위에 미열이 발생한다. 그러나 섬유근육통으로 인한 통증은 전신에
걸쳐 나타나고 열이 나지 않는다.
근막동통증후군도 특정 부위를 눌렀을 때 통증을 느끼는 압통점이 있다는
점에서 섬유근육통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근막동통증후군은 주로
어깨나 목 주위에 압통점이 몰린 것이 섬유근육통과 다르다.
만성피로증후군도 마찬가지다. 피로감과 압통점이 있다는 점에서
섬유근육통과 유사하지만 37.5∼38.6도 정도의 미열과 함께 통증이
전신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따라서 원인 모를 통증이 전신적으로 나타나고 만성 피로를 느낀다면 일단
섬유근육통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현재 국내에서 섬유근육통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진료과목은 류머티스내과다. 치료는 ‘프레가발린’이란 성분의 약물요법과
더불어 적절한 운동과 심리요법을 병행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침구과 이재동 교수는 “한의학에서는 섬유근육통의
원인을 어혈(맑지 못한 혈액)의 문제로 본다”며 “피를 맑게 하는 처방과 체내
면역계를 자극, 자연치유력을 높여주는 봉독요법을 병행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