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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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음부 가려움증
작성일 : 2006-03-08
`처녀들의 저녁식사'란 한국 영화를 보면 주인공이 목욕을 하다 자신의 성기를 한 번 보려고 이리저리 자세를 취하다가 넘어지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그만큼 여성들 중 상당수가 자신의 성기를 제대로 본 적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한다.
여성에게 있어 자신의 성기는 여전히 남이 아닌 자신조차 보기 힘든 곳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8일 `여성의 날'을 맞아 일상 생활 속에서 조금만 세세히 신경 써도 걸리지 않을 수 있는 여성의 질과 관련된 질환, 그리고 예방법 등을 전문의의 도움말로 살펴본다.
◇ 질 세정이 오히려 염증을 유발하기도
여성의 질은 세균에 의한 감염으로 분비물, 가려움증, 냄새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특별히 청결에 신경써야 한다. 질에 있는 좋은 세균들은 보통 질의 산도를 약산성으로 유지시키지만 질이 알칼리성 환경이 되면 염증이 생기거나, 질염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질 세척용 세정제나 소독약에 의해 알칼리성 환경으로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질 세정제 사용시에는 의사와 상의한 후 사용하고, 생리가 거의 끝날 즈음이나 끝난 직후에는 질 내부에 찌꺼기가 많은 만큼 조심스럽게 세정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권한다. 만약 세정 중에 쓰리거나 아플 경우, 심하게 가려울 때는 의사의 진찰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
또 샤워기를 이용해 뒷물을 하면 강하고 넓은 샤워기 물줄기 때문에 항문 주위에 묻어 있는 세균이 질 안으로 들어갈 수도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간혹 식초나 소금을 타서 뒷물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라는 게 전문의들의 지적이다.
뒷물은 평균 주 3~4회 가량 하면 된다. 하지만 생리 중에는 생리혈의 찌꺼기나 생리 후 분비물로 냄새가 날 수 있으므로 특히 깨끗이 관리해 주는 게 좋다.
질에서 냄새가 난다고 생각해 수시로 비누로 씻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너무 자주 씻으면 질의 산도가 알칼리성이 되면서 병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이 자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꽉 조이는 코르셋, 팬티스타킹 접촉성 피부염 더 악화시켜
외음부에서 나타나는 흔한 질환은 가려움증을 동반한 `접촉성 피부염'이다. 외음부는 생리, 질 분비물, 대소변 등의 다양한 자극을 받는 부분이다. 이런 분비물들이 꽉 조이는 코르셋, 팬티스타킹 등에 남아 피부에 자극을 주면서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또한 거품 목욕, 뿌리는 질 스프레이, 향수 비누, 유색 화장지, 목욕용 오일 등에 의해서도 이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설명한다.
그러나 가렵다고 모두 접촉성 피부염은 아니다. 질염일 수도 있고, 알레르기, 기생충감염 등 다양한 원인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접촉성 피부염이 가장 흔하기 때문에 자극이 될 만한 것은 우선 피하는 게 좋다.
우노여성클리닉 최성규 원장은 "만약 냉이 많고, 냄새가 나는 등 가려움증이 동반된 상태에서 다른 증세가 지속된다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 냉.가려움증-칸디다성질염, 황록색분비물.가려움증-트리코모나스질염 의심
외음부의 가려움증과 냉, 냄새 등이 있을 경우 질염일 가능성이 크다. 혹시 성병으로 여기고 부끄러워 병원을 찾지 않고 씻기만 하다가는 악화될 수 있는 게 바로 질염이라고 한다.
흰색의 많은 냉과 심한 가려움증이 동반됐다면 `칸디다성 질염'일 수 있다.
칸디다성 질염은 칸디다 `알비칸스'라고 하는 곰팡이 균이 질이나 외음부에 번식해 일으키는 질염으로 성관계를 하지 않더라도 몸이 피곤하고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나타날 수 있다.
생리 중이나 생리 끝에 환풍이 잘 안되고 습기가 있는 환경에서 곰팡이 균이 발생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임신을 했거나 먹는 피임약을 복용했을 때, 혹은 고농도의 항생제를 복용했을 때도 발병할 수 있다.
초기 감염의 경우 1회 치료로 나을 수 있고 재발했거나 상태가 심하다면 약물치료와 함께 질 부위의 국소적 치료가 병행된다.
황록색의 분비물이 나오며 가려움증이 동반되고, 소변을 자주 본다든지 소변을 볼 때 또는 성관계 시 통증을 느낀다면 `트리코모나스 질염'일 수 있다. 이는 성관계 과정에서 남성에게서 옮을 수 있으나 남성에게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의 경우 질 내부를 보면 자궁 경부가 벌겋게 달아 올라 있고, 분비물을 보면 운동성 편모가 달린 물방울 모양의 원인균이 관찰된다. 특히 임신 시 트리코모나스에 감염되면 조산, 저체중아 출산, 조기양막 파열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 외음부 가려움증 예방 위해 운동 후 빨리 마른 속옷으로 교체
그렇다면 외음부의 가려움증을 어떻게 하면 예방할 수 있을까?
우선 칸디다성 질염의 경우는 순면제품의 속옷을 착용하고 꽉 끼는 바지나 스타킹을 입지 않아야 하며 목욕탕에서 장시간 몸을 담그거나 비위생적 타월을 사용하지 말고 속옷을 다른 빨래와 구분해야만 예방을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접촉성 피부염으로 나타난 외음부의 가려움증이라면 항시 외음부를 깨끗하고 건조하게 유지하면서 거품 목욕이나 향이 첨가된 티슈는 피하는 게 좋다. 하지만 지나친 청결관리가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용변을 본 후에는 앞에서 뒤로 닦아야 하며, 칸디다성 질염의 예방법과 마찬가지로 면 소재의 속옷을 입는 게 좋다.
또한 가렵다고 자꾸 긁으면 더 심해지는 만큼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여성 청결용 스프레이나 세정제는 가려움증을 악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사용을 자제하는 게 좋고, 땀이 많이 나는 운동을 한 후에는 빨리 마른 속옷으로 바꿔 입어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