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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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

작성일 : 2005-06-02
직장인 이 모씨(38). 결혼 4년째지만 아직 아이가 없다. 부인과 동갑인 이씨는 
부인이 나이가 많아 임신이 되지 않는 것으로만 생각해 왔다. 그러다가 친구의 
권유로 불임치료를 받으면서 문제가 부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있다 는 것을 알았다. 의사는 남편의 정자가 활동성이 낮아 임신이 잘 되지 
않는다 며 시험관 아기 시술을 권유했다. 불임의 원인은 여성에게 있을 수도 
있고 남 성에게 있을 수도 있다. 불임부부 10쌍 중 남성에게 원인이 있는 사례가 
4쌍, 여성에게 원인이 있는 사례가 6쌍 정도다. 예로부터 칠거지악
(七去之惡)이라고 해서 아기를 갖지 못하면 모두 여자의 책임으로 돌렸지만 
최근 의학계에서는 정자 이상 때문에 생기는 불임이 전체의 4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의학적으로 불임은 '피임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는 데도 1년 이상 
아기를 갖지 못하는 것'으로 규정한다. 정상적인 부부는 결혼 후 피임을 하지 
않으면 첫달에 25%, 3개월에 57%, 6개월 에 72%, 9개월에 80% 정도 임신을 
하게 된다. 결혼 1년 후에는 85~90%가 임신 을 하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2002년 보건사회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15~39세 여성과 남성 중 불임인 사람은 
63만5000쌍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부부의 13.5%에 해당하는 수치. 
세계보건기구(WHO) 자료를 보더라도 세계적으로 8~12%의 부부가 불임증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정자가 생성되지 않는 무정자증일 때, 정자가 있다고 
해도 그 수가 충 분하지 못하거나 활동성이 떨어져 있을 때, 모양이 기형일 때, 
정자 배출이 어 려울 때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환의 선천적인 이상, 
고환의 정맥이 굵어지는 병인 정관정맥류도 불임 원인 이 된다. 

정자가 이동하는 통로에 문제가 있거나 정자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 정액에 
문제가 있어도 정자가 이동하기 어려워 수정이 되지 않는다. 또 성병이 나 결핵 
등에 의해 이런 기관에 염증이 생기면 불임이 될 수 있다. 여성은 훨씬 복잡하다. 
30~40%는 배란 이상(희소월경, 무월경, 이상 자궁출혈) 때문에 발생하며 
30~40%는 난관(나팔관)이 막히거나(폐색) 복막(腹膜)유착이 원인이 된다. 
자궁의 해부학적 이상에 의한 불임은 5~10%, 자궁입구 점액 분비가 원인인 
경우도 5%쯤 된다. 또 모든 불임검사를 했는 데도 원인이 없으면 '원인불명의 
불임'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도 10%나 된다. 

| 불임의 원인 | 
비만과 흡연은 불임을 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다. 
문란한 성생 활도 불임을 낳는다. 가장 흔한 성병인 클라미디아균이나 매독, 
임질 등 성병 으로 인해 난관에 염증이 생겨 결국 난관이 막혀버려 불임이 
생길 수 있다. 과다한 스트레스나 음주, 약물 복용, 꽉 달라붙는 속옷 착용, 
현대 사회의 심 각한 환경오염도 불임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가령 남성들은 꽉 끼는 바지를 입으면 정자수가 감소한다거나 컴퓨터 작업을 하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임신율이 떨어진다든가, 환경호르몬의 
영향으로 남성의 정자수가 감소해 생식력이 약화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다. 하지만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여성의 늦은 결혼과 임신이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활발해짐에 따라 결혼이 점점 늦어지고 경제적 여유를 
갖춘 뒤에야 아기를 갖겠다는 부부가 많다 보니 여성의 나이도 문제가 된다. 
불임 비율을 보면 15~24세의 여성에서는 4%에 불과한 것이 25~34세에서는 
13%, 35~44세에서는 30%로 증가한다. 우리나라 불임환자가 채 10년이 되기 
전에 2배 로 증가한 데는 늦은 출산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나이 많은 
여성의 불임률이 높은 이유는 바로 생식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성은 
태어날 때 100만~200만개의 난자를 가지고 태어나는데 난자는 사춘기 때 
20만~30만개로 줄고 매월 배란을 하면서 난자를 소모한다. 40세 이후에는 
얼마 남지 않는다. 따라서 그만큼 임신 성공률도 낮을 수밖에 없고 설혹 
임신 이 되더라도 기형아 출산 위험이 높아진다. 35세 이상 이른바 '노산
(老産)'이라 불리는 고령임신은 전체적인 모자 건강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 또 고령임신은 임신 전후의 합병증은 물론 난 소 기능, 즉 배란 
능력을 떨어뜨려 유산, 특히 습관성 유산과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 불임 예방법 | 
대한산부인과학회는 고령임신으로 인한 각종 합병증 진단과 치료ㆍ예방에 
힘쓰도록 고령임신 5계명을 제시했다. 
첫째, 임신 전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둘째, 고위험 임신에 대비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셋째, 임신중 기형아 진단을 위한 염색체 검사가 필수적이다. 
넷째, 태아와 신생아 합병증 예방에 주력해야 한다. 
다섯째, 자연분만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다. 
대한산부인과학회 관계자는 "100쌍 중 13~14쌍은 아기를 갖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 
가구당 1.17명이라는 사상 유례없는 저출산 시대를 맞아 아기를 갖고 싶어도 
임신이 되지 않는 불임증에 대한 원인을 알고 이에 적절히 대비하는 자세가 
절실하다"고 말했다.아울러 그는 "불임문제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인 차원의 
지원과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출처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