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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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타바이러스 백신 좀 비싸지만 꼭 접종을

작성일 : 2011-05-02

서울에 사는 주부 김모씨(32)는 지난 1월 중순 생후 3개월 된 아이에게 열이 
오른 것을 단순 감기로 생각했다가 큰 곤욕을 치렀다. 아이가 밤새 끙끙 앓더니 
새벽부터 구토와 설사를 계속해 다음 날 병원에 데려갔다. 진찰과 검사를 해보니 
로타바이러스 장염으로 밝혀졌고, 탈수증세가 심하고 저혈당까지 나타나 
열흘간 병원에 입원하고서야 겨우 회복될 수 있었다. 김씨는 아이가 완쾌된 후 
의사의 권고대로 로타바이러스 예방접종을 했다. ‘사후약방문’이지만 이제라도 
예방접종을 안하면 앞으로 같은 일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영·유아 급성 장염의 주요 원인인 로타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처럼 매년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유형이 달라지고 있어 중복 감염이 흔히 일어난다. 
병원에 가도 탈수를 막기 위한 수액공급 외에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고, 
특히 손씻기 등 개인위생관리만으로는 철저한 예방이 어렵다. 로타바이러스는 
1973년 처음 발견됐으며 전자현미경으로 보면 수레바퀴 모양이어서 로타라는 
이름이 붙었다. 국내에서는 원인을 몰라 오랫동안 가성 콜레라로 불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백신을 맞지 않을 경우 5세 미만 
영·유아들의 95% 이상이 최소한 1회, 많게는 5회까지 감염될 정도로 전염성이 
강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시기별·지역별로 매우 다양한 타입의 로타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다. 따라서 예방범위가 넓은 로타바이러스 백신을 제때에 접종해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로타바이러스는 겨울철뿐 아니라 봄철에도 감염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국립보건연구원과 질병관리본부가 최근 5년간 로타바이러스 발병 현황을 
조사한 결과 늦은 봄까지 유행이 계속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2009년에는 
58%가, 2010년엔 47.9%가 봄철(3~5월)에 발생했다.

또 질병관리본부의 ‘주간 급성설사질환바이러스 병원체 감시 정보’를 보면, 
5세 이하 소아에서 급성설사 질환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검출 현황은 금년 
3월말 기준(13주차)으로 로타바이러스가 가장 높은 비중(63%)을 차지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유영 교수 등에 따르면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3일간 잠복기를 거쳐 발열과 구토 등의 증상이 갑자기 시작된다. 처음엔 감기로 
생각하기 쉽지만 곧이어 잦은 설사를 하게 되는데 하루에도 10~20회씩 반복될 
수 있다. 아이가 축 처지거나 8시간 정도 이상이 지나도록 소변을 보지 않으면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 설사와 구토로 인해 탈수증이 심할 경우 아이의 체중이 
줄고 쇼크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탈수를 막기 위한 수분공급이 매우 
중요하다. 아이의 설사 등 대변에 고농도의 바이러스가 존재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전파력이 강하고, 알코올 손소독제로 손씻기를 해도 잘 죽지 않아(30% 
정도는 살아남음) 유아원 등 아이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에서 쉽게 퍼질 수 있다.

전문의들은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 바이러스에 노출이 쉬운 생후 6개월 이후 
체중이 적게 나가는 아이, 신생아나 영아 때 수술을 받은 아이, 어린이 집이나 
유치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이 등은 예방백신을 반드시 맞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선택접종에 해당하는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생후 6주부터 접종할 수 있는데, 
감염위험은 생후 3~24개월 사이에 높으므로 가급적 일찍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종류는 2회 접종하는 로타릭스와 3회 접종하는 로타텍이 있다. 
주사가 아니라 먹이는(경구용) 백신으로, 통상 2회 접종은 생후(6주 이후) 
만 2·4개월째에, 3회 접종은 만 2·4·6개월째에 접종한다. 3회까지 맞히는 데 
비용이 25만~30만원으로 서민에게 부담스러운 가격이긴 하다.

을지병원 소아청소년과 윤혜선 교수는 “로타바이러스 예방접종은 늦어도 
생후 15주 이내 첫 접종을 실시하고, 보통 8주 단위로 2차, 혹은 3차 추가접종을 
시행해 생후 8개월(생후 34주)까지 모두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소아과학회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로타바이러스 백신의 접종률은 6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로타바이러스 백신을 국가 예방접종사업에 
포함시킬 것을 권고하고 있다.

출처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