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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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자폐증

작성일 : 2005-05-06

진단기법 변화와 부모 관심 증가로 조금만 이상해도 “혹시 자폐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8살짜리 소년 아담 웰던은 자폐아다. 자폐증을 지닌 
다른 아이들처럼 아담은 사람들과의 교류에 어려움을 겪고 또래 친구들을 
사귀지 못한다. 또래들은 교실에서 시끄럽게 떠든다고 선생님께 야단맞지만 
아담에게는 말하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힘든 일이다. 친구들 사이에서 이상한 
아이로 소문이 난 탓에 아담은 생일파티에 초대받지 못하고, 어쩌다 초대받더라도 
어울리지 못해 결국 따돌림을 당한다. 미 MSNBC는 최근 ‘자폐, 드러나지 않는 
유행병?’이라는 특집기사에서 아담과 같은 아이들이 주위에서 늘어나고 있다며 
자폐증이야말로 수많은 사람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21세기의 새로운 재앙이라고 
보도했다. 자폐 진단 급증세 적어도 자폐 성향으로 진단받는 아이들이 
늘어난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미국 질병통제방지센터 자료에 
따르면 1960년대만 해도 미국의 자폐아 비율은 아이 2000~2500명당 1명꼴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재는 1000명에 5~6명이 자폐아 혹은 자폐성향(ASDs)으로 
판정받고 있다. 이제 자폐는 정신지체에 이어 가장 흔한 발달장애가 되었다. 
미 전역의 공립학교에 재학 중인 6~17세 학생 중 자폐아는 13만명에 이르며 
모든 주(州)에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성별로는 남자아이 4명에 여자 아이 
1명꼴이다. 

증가 배경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1987년 크게 바뀐 진단기준이 가장 직접적인 
요인이다. 87년 이전이라면 여타의 정신질환으로 진단받았을 아이들이 세밀하고 
폭넓게 바뀐 새 진단기준에 따라 ASDs로 분류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1980~97년 미 미네소타주 옴스테드 카운티에 살았던 아이들의 기록을 조사한 
‘로체스터 마요 클리닉’의 윌리엄 바바레시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이 지역 
자폐아동 숫자가 폭증한 기점도 진단기준이 바뀐 88년 이후 약 3년간이었다. 
바바레시 박사의 연구 결과는 치메로살(유기수은제재)이 포함된 독감백신 등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기존 주장에 반하는 것이다. 유전적 원인 추정 자폐증이라는 
이름의 발달장애가 질병으로 분류된 지 60여년이 지났다. 그동안 의학은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자폐증의 영역은 대부분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다. “의사들이 이 병에 
대해 거의 모른다는 말이 과장은 아닙니다. 사실 우리는 대부분의 질문에 답을 
할 수 없습니다.” 보스턴의 어린이 병원 발달의학센터 레오나르드 라파포트 
박사의 말이다. 많은 과학자들은 ASDs가 유전적 요인에서 비롯됐다고 추정하고 
있다. 쌍둥이 중 한명이 이 장애를 보일 경우 나머지 한명도 같은 진단을 받을 
확률이 매우 높다는 점, 사람들과의 교류를 크게 필요로 하지 않는 실리콘 밸리 
전문직 부부 사이에서 고기능 자폐아나 아스퍼거스 증후군(인지 기능이나 
언어는 정상이지만 사회성이 심하게 떨어진다)을 지닌 아이가 많이 태어난다는 
사실이 이같은 추정을 뒷받침한다. 

실리콘 밸리 부모들은 자폐 성향이 미약해 드러나지 않지만 이같은 성향을 지닌 
남녀가 결합함으로써 ‘유전적 위험’이 2배나 높아진다는 가설이다. ASDs 관련 
유전자를 좇고 있는 ‘호프 미 국립의학센터’ 분자유전학자 스티브 소머 박사는 
뇌의 뉴론(신경단위)을 안정적으로 연결해주는 뉴로리진(neuroligin)4 유전자를 
의심하고 있다. 현재 자폐아 중 3%는 이 유전자 결함이 확인됐다. 하지만 
뉴로리진 유전자에 문제가 있다고 모두 자폐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이밖에도 
여러 유전자가 관여하기 때문이다. 소머 박사는 “유전적 관점에서 볼 때 자폐라는 
증상은 아마 100가지 이상의 유전적 질환과 관련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파포트 박사는 만일 자폐아가 늘어나는 게 분명하다면 유전자가 원인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전자 풀(gene pool) 자체는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변화하는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결국 자폐 자체가 늘었다기보다는 진단기법의 
변화와 발달, 부모들의 관심 증가로 과거에 비해 더 많이 자폐로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조기 발견이 중요 “조기에 증상을 발견하고 개입하는 게 
중요합니다.” 캘리포니아대 MIND 연구소의 정신과 교수인 새리 오즈노프는 
5살 때보다는 3살 때 치료를 시작하는게 낫고 3살보다는 2살 이전이 더 좋다고 
말했다.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의 효용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 그러나 자폐아는 외양 등이 보통 아이들과 똑같고, 만 3살 이전에 진단받기도 
어렵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치료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단순히 내성적인 
아이로 인식되기 쉬운 아스퍼거스 증후군 등의 경우는 특히 그렇다. 오즈노프 
교수는 유아기 조기 진단을 위한 6가지 징후를 제시하고 있다. 

▲이름을 불러도 돌아보지 않거나 반응이 없는 아이 
▲눈길을 마주보지 못하거나 피하는 아이 
▲어떤 사물을 손으로 가리키지 못하는 아이 
▲거의 웃지 않는 아이 
▲다른 사람 흉내를 못내거나 하지 않으려는 아이 
▲다른 아이들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아이 등이다. 장애 정도가 미약한 
아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오랜 기간 특수치료를 받아야 한다. 아이들마다 
증상의 정도 및 양상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맞춤 치료와 교육’을 해야 한다. 
아직 확실한 정답은 없다. 뇌파치료, 음악치료, 글루텐 단백질 제거 식단, 
중금속 제거식이요법 등 수많은 치료법이 난무하지만 효과가 검증된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집중적인 행동수정치료, 언어치료 그리고 공립학교의 특수교육을 
결합하는 추세다. 미 국립 과학 아카데미는 2001년 보고서에서 만 2세부터 한주에 
적어도 25시간 이상 집중적으로 특수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MSNBC는 
아이가 바르게 행동하면 보상을 제공하는 응용행동분석(ABA)법의 성공사례가 
많다며 특히 심한 자폐아에게 큰 효과를 보인다고 전했다. 87년 ABA를 제안한 
캘리포니아대 이바르 로바스 교수는 교사와 아이가 1 대 1로 만나 한주에 무려 
40시간씩 교육할 것을 권하고 있다. 

출처 : 뉴스메이커